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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및 추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 [고전 문학, 3.9/5점] - 아이돌, 외모지상주의

The Picture of Dorian Gray

 

한 줄 소감: 거울 속 나는 진정한 나인가?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 줄거리 요약: 도리언 그레이는 아름다운 외모와 풍부한 사교성으로 유명한 젊은 남자로, 화가인 바실 할워드에 의해 초상화가 그려지게 된다. 도리언은 로덴 할워드라는 영감을 받은 명상주의자와 친해지면서 쾌락과 유혹을 쫓기 시작합니다. 그는 자신의 초상화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변하는 대신, 초상화가 나이를 먹어가고 자신은 불변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게 되는 특이한 현상에 처한다. 도리언의 쾌락과 탐욕의 삶은 그의 초상화에 비례해 더러워지고 타락해져 간다. 이로 인해 도리언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타락된 삶을 살게 되는데, 이는 결국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 개인적 평점: 3.9 / 5점
    • 매우 훌륭한 작품이지만, 여러가지 사건들을 나열하며 현학적인 어투로 내용을 채워가는 고전 문학 특유의 전개 방식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기에 점수를 좀 깎았다. 물론 이런 현학적인 말투도 다 풍자의 일종이었겠지만 말이다. 특히 헨리라는 작자의 말하는 방식과 내용은 갈수록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
    • 짧은 분량 안에 정말 많은 시사점을 담은 것 같아 경이로웠다. 특이하고 틀에 박히지 않은 내용이 주로 그렇듯, 예상치 못한 방식과 타이밍으로 깨달음을 선사하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 몇 가지 시사점을 말해보겠다. 먼저 미모, 즉 외모와 젊음에 대한 집착. 대신 늙어가는 초상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는 이야기지만 소설의 전개 방식을 따라가다보면 마지막에는 절로 탄식이 나오게 된다.
    • 다음으로 당시 상류층의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허위허식만 즐기는 모습에 대한 풍자다. 이 점도 조금만 읽다보면 바로 눈치챌 수 있다. 귀족들이 모여서 하는 말들이 워낙 쓰잘데기 없고, 특히 헨리와 같이 쾌락만 쫒는 귀족의 경우 얼마나 한심한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기 때문이다.
    • 예술에 대한 고찰도 섞여 있다. 예술은 쓸모 없는 것?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에만 집중해야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려고 하는데... 결국은 예술에 그다지 큰 가치가 없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그 반대인 것 같기도 하고.
    • 아마 이 책 하나에 대해서 수십개, 어쩌면 수백, 수천개의 논문들이 존재할테니 이쯤 해두면 되겠다. 소재의 측면에서도, 고찰의 측면에서도 확실히 강한 매력을 지닌 책이라고 할 수 있곘다.

 

  • 인상적인 구절 -> 외모지상주의: 아이돌(Idol)
"내가 자네를 지나치게 숭배했어. 지금 그것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거야.
자네 역시 자신을 지나치게 숭배했고, 우린 둘 다 벌을 받고 있는 걸세."

 

그 초상화를 그린 화가가 추악하게 변해버린 초상화를 보고 주인공에게 하는 말이다.

사실 누구한테 물어봐도, 내 외면이 20살 때 젊음 그대로 유지되고 늙어가는 모든 과정은 초상화만 겪을 수 있다고 한다면, 다들 좋아할 것 같다. 각종 스킨케어 제품들, 건강기능 식품들, 그리고 성형까지, 모든 미용 상품들은 젊음! 아름다움!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사실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 외모에 대한 숭배일 수 있다. 숭배? 또는 과도한 욕심, 소유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저 아름다움을 숭배할 뿐이다. 참 많은 아이돌들을 덕질하는 내가 뜨끔한 또 하나의 시사점이기도 했다.

나는 그들을 지나치게 숭배하고 있는 게 아닐까?

또, 추악하게 변해버리는 특정 아이돌들은, 우리의 숭배와 그들 자신에 대한 숭배로 인해서 나락으로 떨어져버린게 아닐까.

초상화라는 숭배의 매체를 겪고 나서 늙지 않게 된 도리안 그레이의 모습은 '우상'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팬들 사이에서 신격화되고 있는 '아이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어디까지나 일반화는 어렵지만.

 

저자 소개: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년 10월 16일 - 1900년 11월 30일)

 

오스카 와일드는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 연극 작가, 시인으로, 빅토리아 시대 말기에 활동한 중요한 문학적 인물 중 하나이다. 그의 작품은 기반은 고전적인 예술과도 높은 수준의 풍자와 비판을 결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와일드는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했으며 그의 작품은 기존의 도덕적인 규범을 도전하고 농담과 날카로운 풍자로 가득하다. 대표작으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위대한 형제" 등이 있다.

그러나 그의 활동은 도덕적 논란과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부도와 함께 종식되었다. 1895년, 그는 동성애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그의 작품과 이미지가 훼손되었다. 그 후 그는 감옥에서 2년간 복역하고, 그 후에는 건강이 악화되어 파리에서 고립된 삶을 살다가 1900년에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오스카 와일드는 그의 특유의 날카로운 언어와 정교한 풍자로 유명하며, 그의 작품은 문학적 가치 뿐만 아니라 독특하고 도전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그의 삶과 작품은 20세기 문학과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